님,
“만든 놈, 판 놈, 본 놈 모조리 처벌하라”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앞 대학로에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낀 여성 6천여명이 모였습니다.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착취 범죄를 규탄하기 위한 여성들의 공동행동이었지요.
1990년대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많은 이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낙관했습니다. <가장 다정한 전염>을 쓴 테드(TED)의 대표 크리스 앤더슨도 기술 낙관론자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2011년 이후부터 테드의 많은 연사가 온라인 세상의 허점을 이야기하고 실제로 온라인을 매개로 한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니 그의 생각도 바뀝니다. 연사들은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가 이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면서 비슷한 사람들하고만 어울리게 되는 ‘필터 버블’ 현상을 문제로 짚는가 하면, 여러 나라 정부가 시민을 추적하고 통제하려고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습니다. 불법합성물 성착취 범죄 역시 연사들의 ‘우려 목록’에 올라가겠지요.
크리스 앤더슨은 책에서 “인간의 문명은 신뢰와 협력에 의존하지만, 지금의 웹은 신뢰를 구축하기보단 악화하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바로잡는 일이 인류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인터넷이 아니라 관대함을 전염시키는 인터넷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합니다. 책에 제시된 수많은 ‘다정한 전염’ 사례를 보며 흐뭇해지기도 하고, ‘이런 일이 있구나’ 하고 놀라기도 했는데요. 주변에서 친절한 행동을 찾아 온라인에 공유하는 사소한 행위로도 ‘다정한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당장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양선아 책지성팀장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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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귀향 혹은 시골 정착에 실패한 지인 한두명씩은 있죠? 실패담을 듣다 보면 ‘낭만 시골’은 깨집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남은 ‘시골의 낭만’이란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나, 그것의 ‘언니네’ 버전인 ‘산지직송’ 정도가 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 처참하게 실패를 맛보고 있지만 9년째 ‘분투’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홈쇼핑 전화상담원으로 직장을 경험하고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시민신문 기자 등으로 살던 양미(빨간거북)의 지역행은 갑작스러웠습니다.
“위계를 만들어 착취하는 구조에서 탈출하는 것, 즉 그들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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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와 상업화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환상이자 착취의 토대다. (…) 그러니 우리는 시골로 가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몽땅 시골로 간다면 더 이상 이 구조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의 강연을 듣다가 불현듯 결심했으니까요.
이 말 역시 염정아(‘산지직송’에 출연하는 배우)의 손짓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은 곧장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떠나는 대신에 마구 질문을 해대며 시골을 휩쓸고 다녔습니다. 지역지의 기자라는 신분이 질문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토론회도 가고, 정보공개 청구도 하고, 경험담을 들려줄 지역민을 어렵게 찾아 인터뷰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책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가 완성되었습니다. 읽다 보면 ‘당장 떠나야 할 것 같은데’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를 붙드는 건 ‘누림’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입니다. 흔한 말로 ‘희망’입니다. “오늘날 지역소멸을 이야기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도 진작에 소멸”(이라영 추천사)해버린 한국에서, 그대로 소멸해버릴 수는 없기에 그는 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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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소유와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에 포획되지 않고 함께 나누고 함께 살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커먼즈’(commons)로 개념화해 소개하고 ‘세계 짓기’의 새로운 방법론으로서 ‘커먼즈 운동’을 제안하는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어보면 시골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창의적인 해법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각자도생 현대사회에서 ‘두레’가 된다고? 그게 ‘커먼즈’
🐟 국내 독보적인 생태주의 잡지 <녹색평론>. 저자는 고 김종철 발행인의 강연을 듣고 시골행을 감행했다고 말하는데요. <녹색평론>은 1991년 창간해 당시 우리 사회에겐 낯설었던 생태 담론을 30년 동안 적극적으로 알리고 새겨온 잡지입니다. 30돌 기념호였던 181호까지 창간 뒤 단 한번의 결호도 없었는데, 2020년 6월 김종철 발행인의 작고 뒤 인력 부족, 정기구독자 감소 등 어려움이 누적돼, 2021년 11월 재정비를 위해 ‘1년 동안 휴간’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재정비를 마치고 182호부터 계간지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돌아온 ‘녹색평론’…이젠 계절마다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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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두려운 사람은 산더미 같은 전을 부쳐야 하는 며느리만은 아닙니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 쓰레기장 일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자체들은 추석과 설날 시즌마다 평소보다 2∼3배 이상으로 쏟아지는 쓰레기와 전쟁을 벌여야 합니다. 기후 위기, 생태계 위기, 지구 위기의 중심에 ‘쓰레기 문제’가 있습니다. 도대체 쓰레기 문제가 시작된 것은 언제부터이고 처리 방식은 어떻게 변화돼 왔고, 어떤 이유로 심화돼 왔을까요? 독일 역사가이자 쓰레기 경제 전문가가 집필한 <쓰레기의 세계사>는 쓰레기를 키워드로 들춰본 세계사이자 문명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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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쓰레기와 인간이 맺어온 오랜 관계를 조망하면서, 그 관계가 본질적으로 달라진 몇가지 변곡점을 짚어냅니다. 그중 하나가 산업혁명으로 인한 대량생산 시스템입니다.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로 이어졌고, 대량소비는 24시간 배달과 총알배송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 모든 것은 ‘쓰레기’로 귀결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덜 쓰고 아껴쓰고 더 재활용하고 재사용하면 될까요? 저자는 그런 해결책은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관점입니다. 이 책과 더불어 <재앙의 지리학>(오월의봄)과 <카메라로 지구를 구하는 방법>(느린서재)도 함께 읽는다면 조금이나마 지구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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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여러 학자들에게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명제”는 ‘식민사관 극복’이었습니다. 문단에서 그런 문제의식으로 아퀴 지어진 기념비적 작품이 김윤식 교수와 문학평론가 김현이 완성한 <한국문학사>(1973)입니다. 책의 서언은 이렇습니다. “문학에 대한 경멸과 백수(白手)에 대한 조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깊어져 가고 있어 보이는 지금, 인간 정신의 가장 치열한 작업장인 문학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더할 수 없이 귀중한 자기 각성의 몸부림이다” “문학이 없는 시대는 정신이 죽은 시대이다.” 머리글의 현재성과 더불어, 지금껏 유력한 대학교재로 사용되는 이 책은 1996년 개정판을 찍는데, 초판과 그리 다를 수 없다고 김윤식은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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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어 바로 잡을 주체의 한쪽이 결여된 까닭”, 즉 김현이 고인(1942~90)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책은 이제 토씨 하나 개정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한쪽마저 결여된 까닭입니다. 더는 볼 수 없는 김윤식 교수(1936~2018)의 유일한 강연록이 이번 출간된 <한국문학사의 두 공간, 세 가지 글쓰기>입니다. 결사적 연구자로, 결곡한 현장 비평가로 고인의 생애를 가장 적중한 저작 제목을 꼽자면 <혼신의 글쓰기 혼신의 읽기>일 것입니다. 대비해, 이번 신간은 ‘혼신의 말하기’라고 소개할 만합니다. 2007년 1월 ‘수유 너머’에서 노학자는 나흘에 걸쳐 강의합니다. 청중은 난데없는 대목에서 폭소하곤 했다더군요. 그 열기로, 강의는 하염없이 길어지곤 했습니다. 그해로부터 17년, 특유의 문체만큼이나 “눌변과 달변, 냉소와 정념이 뒤섞인 특유의 말투”가 울림을 주던 그가 떠난 지 6년 만에 지금의 독자도 그 강연을 엿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일제 말기 이중어 글쓰기’, ‘해방 공간 민족문학 글쓰기’, ‘학병 세대의 체험적 글쓰기’로 책은 짜입니다. 그것을 벼리 삼아, 노학자가 섭렵하여 종횡 방사해가는 지적 사변이 실로 흥미롭습니다. 근대문학 공간의 갖가지 낯선 풍경이 활자만으로 이리 생생해집니다. 청중의 웃음이 비롯된 연유였을 것이고, 오늘 그 거장의 ‘혼신의 글’이 그리운 이유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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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진보란 야만적 폭력의 축소와 궁극적 소멸을 뜻할 텐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이고 현실은 그와는 거리가 멉니다. 폭력은 없어지기는커녕 지치지도 않고 반복되며 교묘하게 진화하기까지 합니다. 폭력의 유형과 역사, 변모를 집중적으로 다룬 연구자들의 합동 저서 <폭력 개념 연구>에 주목하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국가폭력, 종교폭력, 젠더폭력 같은 재래식 폭력을 다루고 2부에서는 생태폭력, 인도주의 폭력, 사이버 폭력처럼 새롭게 부상한 폭력들이 소개됩니다. 21세기 들어서도 국가폭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종교폭력이 세속 이데올로기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등의 관찰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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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생태폭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생태폭력은 초기에는 자원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자연의 고유한 권리 침해를 가리키는 것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답니다. 전쟁 중지와 난민 지원 같은 인도주의적 활동에도 폭력이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이버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면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해자의 죄책감을 떨어뜨리고 피해자의 고통은 더 크게 만들 수 있다는데, 최근의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 사례에서 그런 특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유형의 폭력들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 긍정성과 성과주의에 자신을 갈아 넣음으로써 자기 자신이 가해자이자 동시에 피해자가 되고 마는 긍정성의 폭력에 대한 경고 역시 섬찟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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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미래, 아니 ‘지금, 여기’의 존재 의의마저 불투명한 시절입니다. 그럼에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책은 여전히 우리 미래에도 함께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지사 연구의 대가 제임스 레이븐 교수 등이 함께 쓴 <옥스퍼드 책의 역사>는 그 여실한 증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무엇이 지금, 책을 책이게 하는가?’라는 전제 아래, 그간 책이 걸어온 길부터 오늘을 딛고 나아갈 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서문에서 제임스 레이븐은 “책의 물질적 형식의 변화”가 급진적으로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파생”된다고 강조합니다. 새로운 판본(edition)이 나오고 “새로운 언어로 번역되고 새로운 중요한 장치나 이미지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텍스트가 탄생합니다. 한 권의 책이 출간되는 일은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의미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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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책의 역사>는 고대부터 중세,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이슬람 세계, 계몽주의와 산업화 등, 책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서술합니다. 책이 담지한 텍스트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점토판부터 두루마리, 코덱스부터 인쇄본까지, 그런가 하면 우리 시대의 대세라 할 수 있는 디지털 텍스트 등 다양한 유형으로 변화・발전한 책의 자취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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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부자' 물리학자가 전하는 `이토록 아름다운 원리'
박병철 번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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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20일(미국 현지 기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날이었습니다. 정부는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학교에 안 가도 되니 마냥 신났던 아이는 아버지 손을 잡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텔레비전이 있던 집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우주선이 달에 착륙하는 장면을 보려고 동네 사람들이 다 몰려들어 마당에조차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 돌아가야 하나 할 때, 아버지는 어디선가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와 흙바닥에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로켓의 발사부터 분리, 궤도 진입, 도착까지의 과정을 그림을 그려가며 아이에게 찬찬히 설명했습니다. 아버지 옆에 앉아 열심히 듣던 아이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어느새 동네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내팽개치고 모두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있었습니다.
어떤 인생은 하나의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또 어떤 인생의 과업은 하나의 장면으로 다 설명됩니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던 아이는 자라서 연세대 물리학과에 입학해 핵물리학으로 석사를 밟은 뒤 카이스트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30년간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지금까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초공간> <미래의 물리학> <프린키피아> <시간의 기원>등 물리학을 중심으로 120여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그의 삶과 책과 취미 이야기를 더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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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가 직접 꼽은 주요 작품들의 표지. 왼쪽부터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영림카디널),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승산),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김영사), 리언 레더먼의 <신의 입자>(휴머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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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 악양면 악양동로176 마을공방 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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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런책방은 전국에서 제일 작은 책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수는 3.3평, 책 보유수는 약 700~800권. 책방이 있는 곳은 경남 하동의 악양면입니다. 옛 축지교가 폐교가 된 후 학교 건물은 악양생활문화센터, 운동장 한켠에는 ‘복합 문화공간 마을공방 두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카페와 식물 공방, 바느질 공방, 차살림도구를 판매하고 다양한 공예체험도 할 수 있는 마을 공방, 이곳에 지난해 8월 이런책방이 문을 열었습니다. (중략) 이런책방은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른 귀촌인 5명이 함께 운영합니다. 양사장, 이사장, 김사장, 조사장, 정사장으로 부르고 있지요. 구성원들의 전직은 다양합니다. 그림책작가, 편집자, 기획자, 회계까지. 지금은 요양 보호사, 농부, 프리랜서 기획자 등으로 활동하고, 마을 공방에서 카페와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 5명의 꿈이 모여 이런책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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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빼는 날 2
요나. 나의 방은 고래 뱃속이야 세상 밖으로 나가려면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야 하니 더 좁은 창자 골목 속으로 사라져야 하니 요나. 세상에 물들지 않으려면 여기서도 독립이 필요하겠지 독립만세 부르다가 감옥에 갇힌 외할아버지 피가 내 몸속에는 흐르지 않나봐 요나. 일찍부터 배달의 민족. 자손으로 취직한 내 친구는. 캥거루족. 내 손에다 날마다 지푸라기 쥐여주면서 주문을 걸어 열려라 방? 열려라 문! 그 어떤 날은 믿기 슬프겠지만 친구 따라 강남까지 가지 아 강남에는 뽕밭은 사라지고 층층이 야곱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하늘이 열리지 뚜껑 열린 하늘에는 천사물고기가 살고 요나.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월부 동화책을 옆구리에 끼고 눈을 감고 초인종을 눌러 이런 운수좋은 날은 내 뱃속에서 고래가 울어 요나. 부유하는 플랑크톤이 출렁이는 밤하늘에는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는 불쌍한 불빛들도 살아 하늘 위에 하늘이 없다고 땅 위에 땅이 없다고 바다가 열리는 옥탑 방에서 소금과 소주를 마시지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왜 바다에는 십자가를 꽂을 땅이 없지 요나. 영원한 방도 없는데 왜 캄캄한 고래 뱃속에서 아파트는 늘어나지 요나. 믿고 싶지 않지만 자네처럼 보증금도 없이 월 10만원 건물 主는 없지 요나. 고마웠어 그동안
📖지난해 9월5일 작고한 시인 송유미(향년 69)의
유작 시집 <점자 편지>(2023, 실천문학)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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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반올림(#)책은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등 기탄없이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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